아시아경제 전*영, 윤*기, 박*주, 정*진
“데이터랩의 각종 수치를 재가공하고 비교하면서 문제의식을 찾아내고, 이를 통해 독자들이 알기 쉽게 보도했습니다.
지역 축제와 관광이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저희는 아시아경제 기획취재부 기자입니다. 기획취재부는 아시아경제에서 심층 보도를 담당하는 곳으로, 주제 하나를 수개월간 심층적으로 취재해 보도하는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보도 과정에서 독자에게 정보를 전달할 새로운 방식을 고민하고 다양한 실험을 하는 부서이기도 합니다. 데이터로 도시의 재미를 찾았던 기획 기사 <노잼, 도시의 재미를 찾아서>와 <축제 공화국>도 세 달 가까이 공들여 취재, 보도했습니다.
아시아경제 기획취재부가 주목한 것은 ‘노잼 도시’라는 밈이었습니다. SNS에서 몇몇 지역을 네티즌들이 ‘노잼 도시’로 칭하면서 실제 해당 지역에는 여러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현상은 단순한 온라인 상의 유행어를 넘어 실제 지역 정책과 관광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강력한 동인이 되었으며, 지자체장들은 이를 '지역 활성화를 위해 극복해야 할 별명'으로 여기고 다양한 활성화 정책을 선거 단계부터 내놓았습니다.
데이터로 찾는 도시의 재미무엇이 도시를 재미있게 만드는지 고민하던 중 저희는 지역 홍보 방안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축제, 복합 쇼핑몰 유치 등에 주목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이 실제로 지역 활성화에 기여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것이 한국관광 데이터랩이었습니다. 데이터랩에는 축제 방문객 수부터 경제적 효과, 인기 관광지 순위까지 도시의 매력도를 수치화할 수 있는 다양한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었으며, 이는 도시의 실제 모습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었습니다.
도시의 재미를 부여하는 요소를 찾기 위해 17개 광역시·도 지역별 인기 관광지 3400곳의 데이터를 활용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나열이 아닌, 각 도시가 가진 고유한 매력과 잠재력을 보여주는 의미있는 지표였습니다. 데이터랩의 인기 관광지, 현지인과 외지인의 내비게이션 검색 데이터, 한국관광공사에서 지정한 86개 문화 관광 축제의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도시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데이터와 현장을 잇는 분석 방법론데이터랩에서 공표하는 전국 축제 데이터 5년 치를 엑셀로 정리한 뒤, 어느 도시가 가장 축제를 많이 여는지, 축제 기간과 비축제 기간 동안 지역 경제와 외부 방문자 유입은 정말 차이를 보이는지, 현지인이 많이 오는 축제와 외지인이 많이 오는 축제는 어떻게 다른지를 일일이 분석해 정리했습니다. 86개 문화 관광 축제의 관광 소비, 외부 방문자 유입, 현지인 방문자 유입, 내비게이션 검색량, 축제지 집중률을 세세하게 비교 분석했으며, 이를 통해 축제의 경제적 효과와 성공 요인을 도출했습니다.
예상을 뒤엎은 축제와 쇼핑몰의 진실데이터랩의 5개년 전국 축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체 축제 중 23%는 오히려 관광 소비가 감소하는 역효과를 낳았으며, 이는 축제의 양적 확대가 반드시 긍정적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대다수 축제가 연예인 출연료에 과도한 예산을 투입하고 상업성과 모객에만 집중하는 동안, 과거 부정적으로 여겨졌던 복합 쇼핑몰은 오히려 현지인과 관광객 모두에게 인기 있는 관광지로 재발견되는 흥미로운 반전을 보여줬습니다.
2024년 8월 16~31일 <노잼, 도시의 재미를 찾아서>, <축제 공화국> 두 기획으로 총 18건의 기사를 보도했는데, 이는 지역 관광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의미있는 시도였습니다. 특히 4대 노잼 도시 탐방 기사 중 <"얼마나 재미없길래…"구경 왔다가 성심당만 보고 가는 대전> 기사는 게재 당일 45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습니다.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활용해 아시아경제에서 발간한 기획기사
SNS에서 시작된 밈이 대한민국을 어떻게 바꾸는지 파악한 새로운 시도였으며, 이는 지역 관광을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기존 '바가지 가격' 등 천편일률적인 축제 보도에서 벗어나, 예산 사용의 효율성과 지역 정체성이라는 본질적 문제에 주목했으며, 특히 로컬의 정체성을 찾지 못한 축제는 실질적인 수익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심층적인 분석을 제시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관점은 향후 축제 기획과 운영에 있어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했습니다.
데이터로 그리는 지역의 미래이번 기획기사를 계기로 지방 재생과 지역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으며, 앞으로도 데이터랩의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지역의 문화 자본을 새롭게 조명할 계획입니다. 특히 취재 과정에서 발견한 데이터랩의 광범위한 정보는 단순한 취재 자료를 넘어 여행과 일상생활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자산임을 확인했으며,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데이터가 바꾸는 저널리즘의 혁신언론사 최초의 수상이라는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으며, 이는 데이터 저널리즘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현장 취재에 데이터 분석을 더하니 기사가 한층 풍부해졌고, 숫자 속에 숨은 새로운 이야기와 문제의식을 발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한국관광공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데이터는 저널리즘의 새로운 도구가 될 수 있음을 확인했으며, 이러한 데이터 기반 취재 방식이 더 많은 기자들에게 확산되어 한국 저널리즘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