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말부터 시작된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로 인한 에너지 위기가 전 유럽을 강타한 가운데, 프랑스에서는 에너지 소비 감축을 목표로 크리스마스 장식의 전기 소비량을 44%가량 줄이기 위한 노력에 앞장서고 있으며, 지역 곳곳에서 이러한 위기에 대응하여 겨울 스키 관광 및 크리스마스 축제를 준비하는 기업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음. 여타 유럽 국가에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가능한 관광 및 환경에 대한 의식이 꾸준히 높아지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친환경적인 크리스마스 장식을 통한 마케팅 방법을 고안하고 있음.
○ 에너지 절감 및 환경성을 고려한 크리스마스 장식
- 대표적으로 매년 11월말부터 상젤리제 거리 약 400그루의 나무에 장식되는 화려한 조명 장식은 올해 작년 7주 대비 일주일 단축된 6주(2022.11.20.~2023.1.2.) 동안 진행될 예정이며, 조명 유지 시간도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야를 제외하고 일일 2시간 가량 당겨진 밤 11시 45분에 종료됨. 또한 장식될 전구는 에너지 효율이 좋은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되었으며 특히 11월 중하순부터 열리는 크리스마스 마켓을 평년보다 1주일 정도 축소한다는 계획임.
- 프랑스 동북부에 위치한 스트라스부르(Strasbourg)는 겨울마다 유명한 크리스마스 마켓과 화려한 트리 장식으로 크리스마스의 수도로 알려진 도시임. 올해는 스트라스부르 시 에너지 절약을 위해 LED 크리스마스 조명 설치 및 전구 수 감소와 더불어 점등 시간을 단축한 대신, 패들보트를 탄 산타 이벤트를 기획하여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예정임. 크리스마스 마켓에서는 플라스틱 소재가 아닌 재사용 가능한 컵을 사용하여 와인을 판매하도록 장려함. 인근 도시 뮐루즈(Mulhouse) 또한 점등 시간을 기존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로 늦춰 전력 소비량의 약 35% 감축을 예고한 바 있음.
- 이 외에 프랑스 서부 도시 투르(Tours)는 올해 매년 설치되었던 야외 크리스마스 빙상장을 롤러스케이트장으로 대체하여 전기요금 약 7,500~1만 5,000유로(한화 약 1천만원~2천만원)를 절감했으며, 평소 지역 내에서 조달하던 크리스마스 장식용 나무도 기온 상승과 가뭄으로 자라지 못해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기 어려워졌음. 이에 대해 마틴 코헨(Martin Cohen) 투르 시 에너지환경담당 부시장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프랑스의 도시들은 크리스마스가 더 이상 눈, 얼음, 큰 크리스마스트리의 이미지가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하며, “단지 크리스마스 느낌을 연출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얼음을 유지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언급함.
- 한편, 파리 근교 도시 에쿠앙(Écouen) 시는 전기절약을 위해 올해 크리스마스 조명 점등을 주민투표에 부쳤으며, 가까스로 통과되어 크리스마스 조명을 볼 수 있게 되었음.
- 민간에서는 백화점, 명품 브랜드 등이 종이 등 재활용 재료를 활용해 트리를 제작해 장식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음. 특히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 Lafayette) 백화점은 1976년 겨울 첫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이후 매년 백화점 돔 아래에 전구와 아름다운 트리 장식으로 유명함. 올해는 환경성을 고려해 방염소재의 3톤 가량의 종이상자로 만들어진 친환경 트리가 설치되었고, 크리스마스 이후 종이상자를 재활용하여 라파예트 백화점의 포장지로 재사용할 예정임.
○ 인공 나무와 천연 나무, 환경성을 고려한 크리스마스 트리 논란
- 프랑스 중부 도시 보르도(Bordeaux)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환경오염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시내 중심 쇼핑몰 내에 플라스틱 물병으로 제작한 200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개함. 이 트리 중앙에 장식된 별은 트리 하단의 자전거 두 대의 페달을 밟아야 불이 켜지며 이러한 환경성을 고려한 장식은 보르도에서 연간 약 3,000개 가량 소비되는 플라스틱 물병이 바다를 오염시키는 데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언급함.
- 올해 프랑스 주요 언론 TF1 Info 에서는 매년 프랑스에서 있어왔던 인공적인 소재와 천연 나무를 활용한 크리스마스 트리 중 어떤 선택이 더 친환경적인지에 대한 기사를 게재한 바 있음. 특히 설문조사기관 Kantar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21년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가구 22.3% 가운데 19.8%의 프랑스 사람들이 천연 나무 트리를 선호한다고 답했으며 소수 2.7%만이 인공소재의 트리를 선택함.
- 일반적으로 플라스틱 소재의 트리를 사용할 경우 매년 재사용할 수 있어 훨씬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2009년 캐나다 몬트리올의 한 연구기관의 자료에 따르면 트리 당 약 20년을 재사용해야 효과를 볼 수 있고 이는 실제적으로 실현되기 어려운 기간이라고 볼 수 있음.
- 한편, 천연 전나무 트리가 발생시키는 탄소배출량은 연간 3.1kg로, 플라스틱과 석유로 만들어지는 인공 소재 트리의 탄소배출량 8.1kg 대비 훨씬 적은 탄소배출량을 발생시키며 천연 나무가 자라는 10년의 기간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기후변화를 막는 효과를 고려할 때 더 친환경적이라는 평가가 큼. 이 외에도 한 비정부기구 The Nature Conservancy의 조사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트리로 판매되는 천연 나무 생산의 90%는 프랑스에서 생산하지만 인공 소재의 트리는 대부분이 중국에서 생산되어 배송비 면에서 더 많은 탄소배출량을 발생시키는 점을 지적함.
- 이러한 문제에 대해 환경단체 Carbon Trust는 화분에 심어진 크리스마스 트리를 활용해 매년 재사용 하는 것을 한 방편으로 내놓았고, 조사기관 Kantar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한 가구 중 약 81%가 성탄절 이후 크리스마스 나무를 재활용하며, 다시 땅에 심거나(5%), 판매처에 반환(2%)하며, 버리는 경우(9%)는 소수라고 전함.
○ 기후 변화 및 에너지 절약 대응을 위한 친환경 라벨 스키장
- 프랑스 한 설문기관 조사에 따르면 유럽의 에너지 위기 및 인플레이션에도 프랑스 겨울 관광에 대한 낙관적 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프랑스 사람들의 스키장에 대한 관심은 2018-2019년 대비 더 높다고 전하면서도 보다 저렴한 스키 관광에 대한 선호도를 언급함. 그러나 프랑스 스키 리조트 관계자들은 정부 에너지 소비 지침에 따라 현재 10%의 에너지 절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 20~25%의 에너지를 절약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앞두고 있음. 이에 따라 현실적인 대안으로 스키장 슬롯을 축소, 겨울 시즌 에너지 공급업체와의 가격 조정 등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겨울 시즌 리조트 운영의 어려움을 우려하는 분위기임.
- 그러나 이 같은 에너지 위기 및 기후 변화에 대응한 겨울 관광 활성화를 위해 프랑스 산악인협회(l’association Mountain Riders)는 친환경 라벨 ‘Flocon Vert(초록 눈송이)’를 활용하여 겨울 스키 리조트 관광지를 홍보하고 있음. ‘Flocon Vert’는 지속가능하며 책임있는 관광지 개발을 위한 60개의 지표기준을 가지고 1)거버넌스 및 목적지 2) 지역경제 3)사회 및 문화 4)지역자원 및 친환경의 4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으며 특히 산악 지역 관광목적지에 대한 친환경 가이드라인의 역할을 함.
- 현재 프랑스 내 20여개의 스키 리조트가 친환경 목적지로서 동 라벨을 받았고 올해는 프랑스 중남부 오트 사부아(Haute-Savoie) 지역의 샤모니 몽블랑(la Vallée de Chamonix Mont-Blanc) 지역 및 쥐라(Jura) 산맥의 후스(Les Rousses) 지역 2군데가 선정되었음. 세부 선정 기준에는 스키 리조트 내 카풀 및 카셰어링 여부, 리조트 내 폐기물 처리방식, 인공눈 사용 방식, 전 연령 및 장애인을 위한 쉬운 접근성,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한 리프트 사용방식 등이 포함되어 있음. 동 라벨은 1~3단계 등급으로 구분되며 현재까지 2단계 라벨(눈송이 2개)을 받은 리조트(Valberg, Bourg Saint-Maurice-Les Arcs, Châtel, la Vallée de Chamonix Mont-Blanc, Saint-Gervais Mont-Blanc, Les Rousses 등)는 있으나 최고 등급인 3단계(눈송이 3개) 라벨을 보유한 리조트는 없음.
※ 프랑스 관광공사(Atout France), 프랑스 언론(BFM TV, France Info, CNews) 및 관광 정보지(GEO, Tourmag) 등 종합
|